사월에는 나도

My zone/Poet 2009. 1. 7. 13:22

사월에는 나도


사월에는 나도 꽃이 되고 싶다

그대 창가의 수수한 화초로 피어

저물녘 하늘 끝에 머문 그대 시선이 쓸쓸해지면

빈 꽃대로 남겨진다 해도

가슴 더워질 때까지 흩날리는 꽃잎이 되고 싶다.


사월에는 나도 하늘이 되고 싶다

물감 풀어놓은 산을 밟고 서서

더딘 그대 마음이 어디쯤 당도 했는지

발끝세우지 않고도 읽어 낼 수 있는

키 큰 하늘이 되고 싶다


사월에는 나도 바람이 되고 싶다

써놓고 띄우지 못한 연서들을 품에 안아서

반쯤 열린 그대 창문 틈에 내려놓고 돌아 나와도

말없는 고백이 부끄럽지 않는

따뜻한 바람이 되고 싶다.



'My zone >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별은 늘 처음 부터 있었습니다  (0) 2009.01.07
사랑할 거야  (0) 2009.01.07
그리움의 우물  (0) 2009.01.07
사랑한다고  (0) 2009.01.07
틈새를 떠나지 못하다  (0) 2009.01.07
posted by 망차니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