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랑을 기다리며
My zone/Poet
2009. 1. 7. 13:20
사랑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기를
그 말이 누이같아 가까운 살붙이처럼
매일 낯 대하는 거울에 비취우는 그림자처럼
그런 시간이기를 기다려 온다
아픔은 가셔도 생채기로는 남듯
그것도 남의 것이 아닌 내 몸의 상처이기를
그렇게 그대도 그러기를
그대가 떠나간 잠자리에서 피어난 꽃 같은 마음이 시들어
머리숱모양 잔디만이 무성한 그 자리에서조차
내 머리칼은 희어진 모양 그대로 이 곳에서조차
그대를 향해 변변히 말 한번 건네어 보지를 못한다
늘 곁에 담궈든 봇짐모양 변변히 내려놓지 못하고서
내 몸 속 깊숙이 묻어둔 이야기이기인양
어느 덧 생채기는 아물어 속내를 깊이 파내어진 못해도
내 안에서 늘 함께 하는 마음처럼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는
영수증처럼 간직해온 나만의 노래
아궁이 숯 검뎅이가 부슬러온 불 소시기 모양
부엌 한 켵에서 나둥거리다 그 때마다 그럴 적마다
불길 한 가운데를 분질러온 그대를 향한 타박
사랑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기를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 불길 한 가운데에서
그대처럼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늘 대하는 익숙한 손동작처럼 그런 시간이기를
그런 사랑이기를 기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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