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겠지

My zone/Poet 2009. 1. 7. 13:49
전화 한통 하는 데 쩔쩔매는 내 모습이 조금은 답답할수도 있다
실은 원래 이렇게 소심한 녀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들고
하지만 어쩌면 이런게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 가서 못한다는 얘기 들은 적 없고
말을 꺼내는데 조심성이 없어서 스스로 '다언식궁'이란
말을 새기며 사는 처지로 봐서는 지금의 이 모습이 다소
어처구니 없는 '버벅거림'일수도 있겠지만, 어느새 나는
그 '버벅거림'을 오히려 기특해 하기 시작한것 같다.
뭐랄까?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 않았던 '조심조심걷기'를
잦은 마음 졸임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일지

상대방이 나에게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일은,
그저 짝사랑 중인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작업'의 강령만은
아닐거다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쓰는 일은
상대방이 마음을 편안히 할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뜻일테고
그러므로 그것은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직해야할
'애정'의 기본이겠지

그래서 '조심 조심 걷기'가 너무나 답답했던 나머지
'조속한 시일내로 끝장보기'를 계획하는 자세,
'한번 해 보고, 아니면 말고!'를 선언하는 자세는
실은 사랑하기엔 아직 어리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듯하다
씩씩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실은 자기 감정에 비겁했거나,
지극히 자기 감정 중심인 까닭이다.
자기 감정이 멍들지 않기 위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놓고 도박을 한다면
그런 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이야기가 핑계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까닭에 나는 전화를 걸기 위한 준비 운동 시간을 견딘다
그녀가 편안할 수 있게
조금 긴장하더라도, 되도록 그 긴장을 즐기면서
오늘도 나는 열심히 '전화 할 핑계'를 만들고 있다

--밀밭신드롬..내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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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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