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리고 그리움

My zone/Poet 2009. 1. 7. 13:48

아직도 그대 두 볼 능금처럼 붉고
꽃잎 같은 입술이 쉴새없이 나풀댄다
사람을 잊는 일이
한때는 나의 화두였었지만
그 상처의 그늘에서 그리움이 자랐다

그대는 내 생의
잃어버린 한 조각 퍼즐이다
공허한 영혼의 귀퉁이
바람이 들고나는 길목에 아련히 핀 꽃이다

바람도 머물지 못해 술렁거리고
비도 간간이 흩뿌려대는 밤
심상의 가지에 조르르한 빗방울 같은 음표들을
풀벌레 물고 달아나 창 밑에서 현을 켠다

절대로 그대 지울 순 없어
석류 알처럼 붉게
이 그리움 더 익히고 싶어서
이유 없는 고독을 나는 즐긴다
그대는 진정,
내 영혼의
처음이자 마지막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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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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