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가을..외로움을 느낄때..
My zone/Poet
2009. 1. 7. 10:05
가을로 접어드는 날에
홀로 피어난 무궁화를 보면
외로움을 느끼지.
외로움은,
훅, 불면 날아갈
먼지 같은 존재처럼 나를
초라하게 만들어.
방금 떠난 지하철 꽁무니에서
막차를 기다리며 서 있을 때면
외로움을 느끼지.
외로움은,
아, 하는 탄식과 함께
아무 것도 잡을 수 없는 나를
무능하게 만들어.
외로움이 더해지면
자판기 커피의 쓰디쓴 향에서도
길 위를 뒹구는 휴지 조각에서도
안주 없는 깡소주를 따르는 소리에서도
그리움을 느끼지.
그리움이,
고독이 엄습하는 어찌할 수 없는
지독한 그리움이 나를 짓누를 때면
포근함을 찾아.
미운 오리새끼가
아름다운 비행을 하는 백조의
희고 커다란 날개에 싸이는
요람 같은 포근함.
나를 초라하고 무능하게 만드는
외로움 뒤에 찾아오는
그리움을 감쌀 수 있는 건
사랑으로 감싸주는 포근함이지.
'My zone >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은 (0) | 2009.01.07 |
---|---|
한밤중의 기차에 대하여.. (0) | 2009.01.07 |
다시 연필을... (0) | 2009.01.07 |
더 큰 사랑으로.... (0) | 2009.01.07 |
기억이란.. (0) | 2009.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