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를 더 드십시오

요즘은 육류가 싫어졌다. 베지테리언(vegetarian)을 선언한다고 했더니 그게 잘 될까하고 웃는 친구도 있었다. 그동안 고기의 맛에 젖어버려서 그걸 쉽게 포기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지금 당장 완벽한 베지테리언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야채와 생선위주로의 식단을 고집하다 보면 점점 가까워질 것이다.

베지테리언에도 크게 세종류가 있다.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베전',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은 먹는 '락토 베지테리언', 유제품 외에 계란까지 먹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 ovo vegetarian)'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채식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이라고 한다. 채식만을 하는 코끼리가 힘이 가장 세다는 점을 베지테리언들은 강조하기도 한다.

일본의 마요네즈 브랜드인 큐피마요네즈는 이런 카피를 썼다.

야채를 더 드십시오

오래 전 난 이 카피를 보고 가슴이 덜컹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마요네즈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마요네즈와 함께 먹는 야채를 강조하면 되는구나! 그러면 사람들은 야채를 더 먹자는 것에 공감을 하고 야채를 먹을 땐 자연스럽게 큐피를 찾게 되고. 이런 워딩은 제품판매의 효과는 물론 기업이미지도 좋아진다. 공익적인 느낌이라서 누구나 호감을 가지고 받아들인다.

한 발자국만 뒤로 물러서면 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사실이나 제품을 강조할 때 조금만 더 뒤로 물러 서보라. 그러면 그 주위의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치있는 변죽을 울리게 된다는 말이다. 장기를 두는 사람보다 훈수를 두는 사람이 더 잘 보는 이치와 같다.

이런 워딩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고리를 찾는 연습을 해 보라. 일테면 하늘-비행기-조종사-스튜어디스-미인-미스코리아-수영복-바다...처럼 말꼬리를 무는 연습을 하면 주변의 가치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최카피]


posted by 망차니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