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너, 그리운..
My zone/Poet
2009. 1. 7. 11:26
때로 너는 너무 맑고
너무 빛부신 이름이었다
바스락거리는 바람소리에도
너의 체취 스민듯 하여
귀기울이는 세월
언제나 너는 내 부름이었고 목마름이었다
해가림도 바람막이도 없는
이 황량한 결핍위에서
너의 그림자에 한 발을 매는 것이
얼마나 황홀한 유혹인지
너는 정녕 알지 못하리라
오늘도 빛바랜 세월 몇 장을 꺼내들고
좋아하는 무늬로만
온 세상을 새기고 싶어
온 천지를 채우고 싶어
가을햇살속으로 팔을 뻗는다
시간의 그물을 뒤져 너를 소묘한다
그러나 나의 그리움이 지독할수록
너는 늘 부재중이고
나의 노래가 오래 머물수록
너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너는 너무 길다
너에게 끝내 배달할 수 없다
단단하지 못한 속내로 끝내
나는 단지 슬픔 몇 장만을 살 수 있었다
산다는 것은 늘 그러한 것이다
희미해진 여러 갈래 길에서
가질수록 가벼워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