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그리움.......
My zone/Poet
2009. 1. 7. 10:12
저녁 무렵 거리에
빗방울이 날리기 시작하면
나는
비닐 우산을 집어들고
집을 나섭니다.
목 짧은 양말위로
가슴이 썩어서 물이 되어 떨어지고
흐트러진 셔츠 자락을
바람이 살짝 비웃듯 스쳐 가지만
난
그냥
비닐 우산을 받쳐들고
통 통 거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주황색 가로등 밑
공중전화 부스 앞으로 갑니다
한참을 그 앞에서
비닐우산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 소리가 너무도 쓸쓸해서
너무 쓸쓸해서 슬픔이
이미 썩어 녹아버린 가슴으로 밀려오면
두려워져서 꼭 잡고 있던 그
비닐우산을 버리고 맙니다
주황색 가로등 밑 공중전화 부스 앞에서
주머니를 뒤적이고
머리위로 빗물이 떨어지고
셔츠뒤로 바람도 스쳐 갑니다
보고싶은 사람에게
그리운 사람에게
가슴 사무쳐 이름조차 기억 나지 않는
그 에게
비오는 날
나는 그렇게 비닐 우산을
거리에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