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광고 가이드라인

인터넷에 연결해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무엇일까? 예전엔 메일이었고, 요즘은 뉴스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 개편시 가장 먼저 고려되고 있는 것이 뉴스 영역이다. 뉴스의 비중이 높아지자 뉴스 영역은 시각적 비중이 비교적 높은 곳에 배치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검색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더라도 뉴스를 바로 확인할 수 없어졌다. 왜냐하면 광고가 뉴스 영역을 덮고 있기 때문에 광고를 클릭하든가 아니면 광고창을 닫아야만 광고창 아래에 있는 뉴스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의 그림은 한 달전 ‘네이버’가 초기 화면 UI를 개편한 후 고객들에게 개편 목적을 친절히 설명한 내용인데,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사용성을 개선하였습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시선 흐름”, “기존 경험 유지”를 고려했다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취지와 개념들은 품위 없는 광고 정책에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어찌 보면 고객과의 약속을 어긴 셈이다. 사용자 태스크를 방해하는 광고 정책들이 이렇듯 유행하는 것을 보면 검색포털 사이트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이 거짓말처럼 들린다.

물론 광고가 불편함을 야기시킨다고 해서 고객들이 당장 발을 돌리진 않겠지만, 불쾌한 광고가 고객으로 하여금 부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만들 것이며, 불쾌한 경험은 사라지지 않고 누적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객에게 좋은 경험만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앞으로는 무선 인터넷, 디지털 TV로도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지금과는 달리 이종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므로 경쟁 환경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이 많아지면 생존의 열쇠는 고객에게 달려있다. 이제는 사용성을 뛰어 넘어 사용자를 존중(esteem)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광고 가이드라인은 보다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들이 광고 자체를 불쾌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므로 광고 수위를 조절하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개선하면 광고로 인해 사용자들로부터 인심을 잃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준수되어야 할 광고 가이드라인(Ad Guidelines)을 알아보자.

1. 초기 화면에서는 광고를 제공하지 않는다: 현실성 없는 가이드라인처럼 들리지만, 이미 야후나 구글에서는 시행하고 있다. 광고가 없는 초기 화면은 그만큼 정보 조직과 구조를 빠르게 파악된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가독량의 증가를 의미하며 광고가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초기 화면에서는 목표 고객을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만약 영화 관련 광고를 초기 화면에서 집행하는 것과 ‘영화’ 카테고리 페이지에서 집행하는 것은 효과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초기 화면을 읽은 사람은 반드시 다음 단계의 페이지로 이동한다”라는 가정을 고려한다면, 고객의 니즈를 찾아낼 수 있는 페이지에서 광고를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2. 사용자의 진로를 방해해선 안된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존재 가치는 사용자의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에 있으므로, 사용자 태스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광고는 핵심 영역이나 주요 시각적 경로에 배치하지 않고, 상하단이나 좌우 측면 영역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내용과 분리시키는 것이다.

 


3. 광고가 내용보다 두드러지지 않아야 한다: 화면 설계에는 기업 이익과 고객 만족을 위해 핵심 서비스(key services)를 먼저 보여주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가 먼저 보여지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실패나 다름없다. 광고가 떠있거나(floating), 움직이거나, 현란하다면 내용보다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 만약 광고를 먼저 보여주고자 한다면, 그에 적합한 레이아웃으로 화면을 설계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4. 불필요한 동작을 야기시켜선 안된다: 요즘 유행하는 플로팅(floating) 광고는 ‘닫기’ 버튼을 누르거나 몇 초간 기다려야 화면에서 사라진다. 사용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버튼을 하루에도 수십번 많게는 수백번 누른다. “그 까짓 광고에 있는 버튼 한번 더 누르는 것이 무슨 대수냐”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껏 사용자들은 광고를 그저 보기(see)만 해왔지, 결코 광고를 컨트롤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광고에 있는 버튼을 한번 더 클릭하는 것에 대한 물리적 부담은 크지 않지만, 심리적 부담은 크다. 이것이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5. 사용자를 오도(misleading)하지 않는다: 텍스트 광고는 전형적인 광고 형태가 아닌 탓에 사용자를 현혹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텍스트 광고는 ‘광고’라는 캡션을 두어 광고임을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광고가 내용처럼 보이는 것은 광고주만 도와줄 뿐이다. 그리고 눈속임(fake) 배너는 심한 불쾌감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이트의 이미지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

 


6. 광고 영역을 고정시킨다: 광고 영역이 자주 바뀌게 되면 사용자는 내용과 광고를 구분하기 위해 적잖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보다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선 광고를 위한 전용 공간을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광고 공간을 여러 군데 두는 것 보다는 한 군데로 모아 집약적으로 광고하는 것이 모두(사용자, 광고주, 사이트)에게 유리하다.

 

posted by 망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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