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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포털’ 변신 성공할까?
2008/08/11
한국 최대 ‘소셜네트워크’란 타이틀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나 보다. ‘미니홈피’로 한시대를 풍미한 싸이월드가 ‘포털’ 강자 자리로 눈을 돌렸다. 그동안 사용자들이 쌓아 온 미니홈피 콘텐츠에 검색능력까지 더한다면 네이버나 다음과도 ‘맞장’이 가능하다며 야심을 드러낸 것.
이미 싸이월드 내에서는 야후를 제치고 네이버와 다음에 이은 포털 3위에 등극하는 것도 꿈만은 아니라는 당찬 기대가 나오고 있다.
■ 싸이월드 검색사업 성적 ‘쑥쑥’
싸이월드의 이같은 도발(?)에는 나름 믿는 구석이 있다.
일단 싸이월드는 포털을 향한 가장 중요한 관문인 ‘검색사업’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3천만건대 초반이었던 싸이월드의 월 검색쿼리 수는 6월에 6천400만건 이상으로 올랐다. 검색에 대한 갈증이 컸던 싸이월드가 고무될만한 소식이다. 급상승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싸이월드의 검색쿼리 수 증가는 우연이 아니다. 싸이월드는 지난 5월 메인화면을 포털형으로 개편한 것이 시장에 통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하루 3만건 정도였던 싸이월드의 실시간 검색어 클릭수는 메인화면 개편 후 10배 오른 33만건을 찍었다.
더 주목되는 점은 싸이월드와 같은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 계열인 네이트, 그리고 엠파스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다. 6월 한달 동안 싸이월드·네이트·엠파스의 검색쿼리 수 총합은 2억4천만건을 넘는다. 같은 기간 야후의 검색쿼리 수는 2억9백만건 정도였다.
SK컴즈 김영목 그룹장은 “싸이월드와 네이트, 엠파스는 모두 같은 검색엔진을 사용한다”며 “SK컴즈도 검색 분야에서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기술적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 싸이월드형 ‘지식인’ 등장 임박
싸이월드는 모처럼 찾아든 검색사업 성장세를 더 큰 돌풍으로 이어가려는 계획이다. 그리고 비장의 카드로 네이버 ‘지식인’과 비슷한 형태의 문답 서비스를 빼들었다.
올 연말경 선보일 싸이월드형 지식인은 실명제를 전제로 하며, 답변자의 미니홈피까지 공개된다. 실명제 실시로 네이버 지식인처럼 광고나 허위사실이 답변으로 올라오는 폐해를 막고, 전문성까지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김영목 그룹장은 “질문자는 답변자의 미니홈피를 확인, 그의 전문 분야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며 “번잡한 낙서판이 아닌 꼭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사용자들이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콘텐츠도 검색자료로 전진배치 한다. 물론 전체공개로 설정된 것만 대상으로 한다.
현재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사진 콘텐츠는 약 5억건 정도. 검색황제 구글이 가진 사진 콘텐츠가 2억건 정도임을 생각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싸이월드는 이 사진 콘텐츠들을 메인화면과 함께 네이트 및 엠파스서도 검색할 수 있게 설정, 손님을 한층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올 연말경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 포털 업계 “찻잔 속 태풍일 뿐...”
관련 업계는 싸이월드의 포털 변신 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크게 긴장할 사항은 아니라는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업계는 첫째, 싸이월드의 최근 검색사업 호조를 ‘찻잔 속 태풍’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싸이월드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6천400만건의 6월 검색쿼리 수. 분명 상승세를 탄 결과이긴 하지만 같은 기간 네이버(35억5천만건)와 다음(9억2천만건)이 거둔 성적에는 비교조차 이른 감이 있다.
둘째, 검색쿼리 수에서 싸이월드와 네이트, 엠파스를 합쳐 야후를 눌렀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냐는 문제가 도마에 오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사업에서는 1+1의 결과가 2나 3이 아닌 1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만약 SK컴즈에 싸이월드, 네이트, 엠파스 대신 이 서비스들을 합친 사이트 한개만 있다면 검색쿼리 결과는 6월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SK컴즈의 논리대로면 야후의 경우 자회사 '플리커'의 실적도 합쳐 발표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셋째. 싸이월드가 준비 중인 지식인 형태 서비스와 미니홈피 콘텐츠 검색이 별로 대단할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식인 서비스의 경우 실명제를 실시하면 답변 신뢰도야 어느 정도 오르겠지만, 큰 반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남의 아이디로 광고성 답변을 올리고, 미니홈피는 폐쇄하면 네이버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니홈피 사진 콘텐츠는 검색 자료로써 가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부분 개인 신상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이같은 부정적 견해에 대해 싸이월드는 “일단 뚜껑을 열어본 뒤 분석해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김영목 그룹장은 “미니홈피를 포함한 싸이월드 전체 일 페이지뷰는 7억건에 달한다”며 “이런 수요를 검색으로 이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당장에 네이버나 다음을 따라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검색사업을 탄탄히 키우려 한다”고 강조했다.
포털 시장서 싸이월드의 지분 확대 작전이 올 하반기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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