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첫눈에 대하여
My zone/Poet
2009. 1. 7. 14:08
창가에 기대어 첫눈을 바라보며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눈발들,
그 수직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피할 수 없는 중력의 굴레처럼
너에게로 퍼부었던 내 사랑도
늘 일방적인 폭설이었다
이제야 알 것 같다
그토록 퍼부어댄 폭설이
아직도 지상에 닿지 못한 이유를
너의 가슴을 적시지 못한 이유를
그것은 너와 나 사이의 거리,
영원한 단절의 두께 때문이 아니다
다만 사랑은 수평의 관계였을 뿐
이젠 하늘을 올려다보면
누군가의 머리 끝자락이 보일 것도 같다
창가에 기대어 가만히 생각해본다
얼어붙은 세상의 가슴에 깊숙이 젖어드는
첫눈 같은 사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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